KBS ‘추적60분’ 제작진에 따르면 이들은 27일 오후 4시38분께 이튿날 예정된 1401회 ‘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편성이 삭제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해당 편은 한 주 전 방영된 ‘선거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 이어 기획된 ‘계엄의 기원’ 2부작 중 두 번째 회차였다.
편성 삭제된 ‘추적60분-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에는 탄핵 반대 집회에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등장한 안병희씨를 인터뷰해 ‘가짜뉴스’ 확산 과정을 취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안씨가 음모론을 기사화한 기자와 주고 받은 130여 건의 전화통화 녹음 원본 파일을 단독 입수해, 1200분에 달하는 통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도할 예정이라는 보도자료도 작성됐다.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던 예고편 영상도 편성삭제 결정 이후 삭제됐다.
‘추적60분’ 제작진 일동(PD 15명, 작가 4명)은 28일 성명에서 “처음 들었던 (편성삭제) 이유는 3월1일 방영 예정이었던 ‘다큐온’ 3·1절 특집 내용이 좋아 하루 일찍 방송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3·1절에 맞춰 준비됐던 그 방송은 당연히 원고의 시제가 3월1일에 맞춰서 제작된 상태였다”며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3월1일 광화문과 여의도에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추적60분’ 방송이 극우단체를 자극해 그들이 KBS로 몰려와 난동을 부릴 것이 걱정된다는 설명이었다”고 전했다.
‘추적60분’ 제작진은 “경영진은 뚜렷한 근거가 없는 예측, 즉 여의도에 몰린 시위 인파가 폭도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예상에 근거해 방송을 연기한 것”이라면서 “공영방송인 KBS가 일부 폭력성향 단체들의 공격이 두려워, 언론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 맞나. 마치 서부지법 사태를 예측한 판사들이, 난동을 피하고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결정을 미루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가장 큰 의문점은 과연 편성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 이유가 방송 하루 전, 급작스럽게 편성을 삭제할 긴급 사유에 해당하는가이다. 특히 편성 삭제 논의 과정에서 국장, CP를 포함한 교양다큐센터의 제작진은 철저히 배제됐다”면서 “결국 ‘추적60분’은 예고 등을 통해 시청자에게 했던 방송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특성상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듣는 일이 다반사일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심기가 불편해지는 사람의 마음을 고려해 방송을 연기하고, 편성을 삭제한다면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나”라며 “방송 파급력을 걱정해 방송을 미룬다는 설명을 듣고 있으니, 결국 회사가 원했던 건 어떤 반향도 없는 조용한 방송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장범 KBS 사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정 혼란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보도와 방송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은 이를 언급하며 “‘추적60분’ 제작진은 편성 삭제된 이번 편이 공영방송의 신뢰와 공정, 품격을 훼손하지 않는 방송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때문에 ‘추적60분’ 제작진은 편성에서 설명한 편성 삭제의 이유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추적60분’의 본방송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이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 납득할 수 없는 편성 삭제 결정을 되돌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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